샬롬
'인간은 누구나 가보지 못한 길이 있죠. 인생의 숲길에서 우린 자신의 의지로 선택을 해야 합니다. 가보지 못한 길이라 아쉬움과 후회가 있을진 몰라도.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우리에겐 최선이고, 가장 아름다운 길이죠'라고 ...< 드라마 연애 결혼에서 바른생활 사나이답게 남주가 한 대사 중.>
요즘 내 주변 친구들의 건강상 문제와 폐경과 갱년기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된다.
이제 육아에서도 자유로워지고, 조금은 안정적인 삶을 사는 벗들도 있는데, 그들에게 등장하는 새 문제.
작년과 올해 이어서 몇 몇 친구들의 유방암 수술과 우울증. 장기적인 당뇨로 인해 장기 투석을 받던 친구의
신장이식 수술과 벌써 몇 명에게 현실이 된 폐경. 그리고 살짝 살짝 드러나는 갱년기 증상들. 그런데 지난 여름 만났을 때도 건강하던 친구의 뇌종양 수술 소식은 듣는 순간 참으로 놀라워 많이 당황스러웠다.
우리들. 처음엔 모두 비슷한 길을 걸으며, 친구였는데, 어느새 어른이 되고 각자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만 그래도 때때로 만나면 그저 반갑고 살갑고, 행복했던 기억들을 공유하며 즐거웠었는데... 그 때마다 주고 받던 이야기 <가지 않은 길과 또 각자 걷고 있는 새로운 길> 생각이 난다.
가을이라 더 많이 우울하고,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은 요즘. 정말 나의 '가지 않은 길과 나의 길'에 대한 생각이 많았기에 친구의 소식을 접하며, 전화기를 들었다놨다 하면서 깊은 생각에 결국 전화를 하지 못했다.
우리들의 인생길에 정답은 없을테지만....
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를 하고 있었던지라 지금 내가 가는 길에도 일말의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나에게 최선이고, 모두를 돌보는 것 만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위로하며 살았기에 아픈 친구의 소식과 그 친구의 살아온 길을 생각하며 생각에 잠긴다. 올해는 가을을 타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어느새 어제로 열 아홉 꽃 다운 나이에 연타가스 사고로 나란히 하늘나라로 간 친구들의 이십 구 주기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잊을 수 있을 거 같았던 어린날의 추억이 소름으로 돋아 올라 , 하은이가 읽고 있던 책을 한 권 펼쳐들었다.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 경혜 -> 그런데 하필 이 이야기가 주인공 중학생 소녀의 친구, 재준이란 아이의 죽음과 그 아이의 일기장을 통해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 이야기를 다룬 것이였다. 단숨에 책 한 권을 그냥 읽어내려갔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가장 친한 친구의 죽음 앞에도 중간고사를 치뤄야 하는 주인공 유미.
예비고사를 삼 주 남겨두고 갑작스럽게 떠났던 친구들의 죽음 앞에서 허망함을
또 한 주 뒤 우리들에겐 '영원한 대통령'일 거 같던 10,26사태의 박정희대통령 시해 사건.
그 황망하고 믿을 수 없는 두 가지 사건 한주 뒤 아무런 생각없이 치룬 대학 예비고사때의 나.
묘하게 친구의 죽음을 실감 할 수 없었고, 몽롱한 느낌이 더 강력해서 내 자신을 허무의 나락에서
끄집어 올릴 수 없었던 모습까지 소설속의 주인공 모습은 책읽는 나와 동일시 되어버렸었다. 참~````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아직도 모르겠다.
아마도 평생 나는 그걸 모르지만 생각하며 살아야 할 거 같다.
어이없고, 기막힌 죽음이 언제든지 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은 확실하다.
8 년 전 졸지에 하늘나라로 가버린 젊은 올케의 죽음을 대할 때도 난 또 한 번 그 의미를 알려고 했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다시는 널 볼 수 없다는 거... 그래서 네 몫의 '삶의 목적'을 내가 조금이라도 나눠 지며 순간순간 널 생각하고, 네 아이들을 위해 내게 주어진 몫들을 최선을 다해 완수하려고 힘써야 한다는 생각을 다잡으며 오늘도 '우울의 늪'에서 헤엄쳐 올라오려고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10월의 하순을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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