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열심히 시청하던 <눈사람>이 오늘 17부를 방영 .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사실 이번 주 대본을 동생의 촬영스케줄표와 함께 지난 주 목요일 미리 봤었기에 어떤 결론으로 끝을 맺는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는 결말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아쿠아님의 의견처럼 저도 차성준의 외사랑이 그냥 접어버리기엔 너무 안타까웠거든요...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것은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작가의 역량부족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물론 아직 김도우 작가는 어립니다. 몇 편의 단막극만 썼었기에 실경험도 부족하고,그녀는 미니시리즈로는 첫 집필이었습니다. 도입부의 획기적인 스토리를 그대로 이끌어가는데는 상당히 무리가 있었고, 극이 진행될수록 인물들의 첫 설정과 시놉시스와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어긋났습니다. 앞으로 많은 작품들을 쓰면서 다듬어지리라 믿고 기대를 해 봅니다. 경험이 가장 좋은 치료약이니까요... 동생이 맡은 김형사라는 역활도 처음 의도에서 많은 부분이 축소, 맡겨진 역활을 다 했다고 볼 수 없지요. 한필승 형사에게 가정적인 어드바이스를 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제대로 필승의 마음을 드러내 보일 사건과 챤스를 만들지 못해서 결국에는 첫 신에서 격돌을 보였던 '영구'라는 범인을 재등장시키면서 그와의 대화에서 필승의 속내를 풀어낼 수 밖에 없는 스토리가 되었습니다.~ <이건 천기 누설인데...ㅋㅋㅋ> 경찰, 특히 강력반 형사들의 일상을 너무 단편적으로만 그리다보니 늘 경찰서에서 식사하는 장면들만 많이 찍게 된 것도 결정적인 잘못이며, 준비부족이였고,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상대적으로 호화케스팅과 라스베이거스의 볼거리의 물량공세까지 펼쳐지는 SBS의 <올인>에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겨울연가"를 보면서도 절실하게 느꼈던 것이지만 "눈사람'을 보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것은 것은 좋은 스토리의 탄탄한 극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훌륭한 작가들의 등장이 얼마나 필요한지....절감! 또 절감했습니다. (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연가나 눈사람 모두..) 맘에 들었던 것은 주연들의 연기도 물론이거니와, 인정옥 작가의 <네멋대로 해라> 만큼 괜찮은 맛깔스런 대사들이였습니다. 물론 20-30대 여성들만이 좋아하는 감각적인 대사였다는 평도 있고, 너무 젊은이들의 감각이라서 직설적인 대사들이 껄끄럽다고 하시는 어른들도 있겠지만 시대를 대변하는 것이 드라마인지라.... 요즘 감각에 딱이였죠. 드라마가 끝났지만 가슴에 남는 대사들이 많았습니다. ***** 마음에 담겼던 대사 몇 개 써봅니다. ***** 가장 남는 것은 물론 연욱이 형부에게 천기누설이라고하면서 "눈사람"과 같이 자신의 가슴에 담아둔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가장 압권이였죠. “가슴 속에 담아둔 사람이 있거든. 가슴 속에 담아두고 보고싶을 때 꺼내보고 그랬거든. (중략) 힘들어서 사람들한테 자랑도 하고 그러고 싶은데, 그러면 눈사람처럼 녹아버릴까 봐 겁이 나. 녹아서 없어지면 다시 꺼내보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잖아.” 1회에서 상희랑 연욱의 대화중에서 압권이였던 깜찍한 대사<사건의 앞날을 예견할 > 상희: 오늘은 최대한 예쁘게 보여라. 남녀가 화학작용하는데 몇초나 걸리는줄 알아? 연욱: 미쳤냐? 형부랑 화학작용나게. (필승과 만나러 가는날 연욱과 상희) 필승: 처제도 꼬셔야되~ (만만찮은 연욱을 첫대면하고 권투하며 혼잣말) 성준: 여자는 말야 쎄게 쥐면 이런맛이 있어야 되거든 (너무 꽉쥔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지 는 비누) 그런데 요새애들은 지들이 먼저 좋다구.. 어휴~~ 무서워,,, (경기끝나고 샤워하면서) 혹시 성준이 이런 이유로 연욱을 좋아하고 가슴시린 외사랑을 택했을까요? 그러다 결국 비누처럼 연욱이가 미끄러져 튀었지만 다시 되돌아보면 대사가 암시하는 바가 컸습니다.. 또 예전에 도수님이 <이런 사랑...>이란 제목으로 올려주셨던 연욱과 성준의 대사... 나를 포기해줘... 그게 좋겠어... 날 좋아한다 그랬니? 얼마나 좋아 하는데? 지금 당장 내가 옆에 없어서 죽을 것처럼 숨막혀 본 적 있었어? 내 생각하면서 숨막혀 본 적 있어? 숨막혀서....... 이러다 죽겠지........ 이런 생각에 밤새 미치도록 뒹굴어 본적 있어? 그리고 제가 병원에 입원했을때를 생각나게 했던 (7회때의 대사.) 연욱 : 엄마 계실때도 이렇게 친절했었어? 성준 : 아니, 전혀~ ... 성준 : 엄마는 내가 친절하지 않아도 날 사랑해주니까....(연욱이 병원에 입원했을때 정성껏 간호하는 성준과 주고 받은 이야기중) 이렇게 가슴에 와 닿는 몇 대사들이 좋았습니다. 스토리로 밀어붙치는 힘이 부족해서 아쉽지만 ... 아쉬움을 남긴채 겨울이 가고 봄이 왔듯, 이제 <눈사람>은 끝나고, 허탈함을 이렇게 이빨 풀어 說로 날리고 있습니다. ㅋㅋㅋ~ 내일은 맑음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허접한 드라마 후기를 올려도 괜찮은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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