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이 진정한 나의 모습일지?
샬롬!
예전에는 내가 무척 잘 난 줄 알고 살았습니다. 교만할 만큼 공부도 좀 했었고, 비록 지방이기는 했어도 부모님이 그 지역에서는 유지라고... 그래서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이웃들도 모두 저를 인정해주고, 대접해주고, 또 사랑해 주셨기에, 대입시험에서 미역국을 먹고나서야 나의 자만은 추락을 했었습니다. 처음으로 좌절을 맛보았지요.
후기 대학을 갔을 때도, 제 담임선생님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고, 다행스럽게 4년 간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이였기에 또 제 잘난 맛에 살았습니다. 지방 출신인 제가 "과대"를 했습니다. 그리곤 다른 과, 다른 학교 친구들과 여러가지 활동을 했었습니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절 인정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그렇게 4 년을 지냈고 , 교수님들의 기대를 버리고,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했었습니다.
계속 공부를 하기를 원하고, 권면하셨던 교수님은 몇 년 동안 제게 연락도 안하셨지만, 다른 친구들을 통해서 제 안부를 늘 챙기셨더군요. 그 사실도 나중에 알았지만 기대를 하셨던지라 제게 실망도 많이 하셨고, 속상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학생의 신분에서 졸지에 아줌마가 되었고, 남편의 직장이 있는 포항과 광양을 옮겨 다니며 살았습니다. 아이도 생기고, 회사부인회 일도 하면서, 그곳에서 나름대로 내 영역이란 것이 생기고, 또 인정해주고 사랑해주고,아끼는 사람들 속에서 행복감을 맛보며 살았습니다. 물론 제가 '가지못한길'에 대한 미련은 늘 갖고 있었지만요...
아이가 자랄때는 아이 때문에 다른 것들을 생각하기 싫었지만, 늘 혼자가 될 때는
"나는 누군가? 나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 이러려구 일찍 결혼을 했었나? 나의 진정한 모습은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삶이 도대체
무엇일까??...."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면 우울해졌습니다. 그래서 교단에 서는 동서를 보게 되었을때, 절대로 전업주부로 살지
말라고 강하게 말했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고, 그래서 학교에 나가는 동서를 많이 배려하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서둘러 결혼을 했었고, 남편과는 겹사돈으로 어려서부터 잘 알고 지낸지라 겁없이 당돌하게 결혼을 했지만 속상한 것도 많았고, 후회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저를 제일 잘 알고, 저를 많이 배려하고, 저를 많이 사랑해주는 사람이란 것은 믿어 의심치 않기에... 저도 그를 많이 사랑하고 의지합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이 없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주관으로 나보다 못햇었다는 생각의 어떤 벗들을 보면서 내가 좌절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맘이 상하기도 해서 우울하기도 했었는데, 어느 순간 그런 것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그릇이 있고, 각자의 삶이 다른데, 절대적인 판단이란 있을 수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그러면서 냉정하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참 보잘 것 없이 나약하고, 깨어지기 쉬운 존재이며, 한없이 약한 것이 저였습니다.
늘 빈혈이 있고, 늘 혈압이 낮고, 이런 건강상태로 교단에 섰었다면...?
제 주변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이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그것도 너무 졸창지간에 갑작스레 ...
그래서 욕심과 집착과 과욕이 헛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제 인생부터 많은 계획과 생각들이 나름대로 정밀하게 준비했다고 하나, 어느 순간 무너지거나, 좌절될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 밖에 없고, 그 분 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제가 낮아지게되고...
어떤 것이 진정한 나의 모습인지? 저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내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을 주님은 할 수 있고, 제 생각과 계획은 헛되지만, 그 분의 뜻은 확실하며,... 그리하여 성경에서 이야기 하기를 "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이사야 55장 8-9절>라고 하는 것에 어느날 절대공감을 하게 되었고, 두 손을 다 들었습니다.
포항공대와 한동대학교에 계시는 분들께 주님께서 예비하신 많은 일들은 간증을 통해서 들을때 제게 도전이 되었고, 저 자신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내 연약함을 통하여 나를 바로 알게 하시고, 이웃과 더불어 살며 주변을 돌아보는 따듯함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오늘 어떤 일이든 내게 주어졌을때, 속상하거나, 마음 아플때도...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 내가 과연,,, 그라면? "하는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생각해 보고 행동하려고 합니다. 아직도 나의 진정한 내 모습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 적어도 주님이 내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인지 알 듯 합니다. 그래서 너무나 부족하지만.. 노력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