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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누나...

떼소르 2006. 6. 21. 16:44

샬롬!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내리면 좋지..."

 

  지금은 제목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 싯귀가 생각납니다.

아마도 여고때 국어 선생님이 칠판에 적어주시고, 매 시간마다 한 번씩 나지막하게 낭송을 했었던 시였던 거 같은데, 제목도 앞 뒤 몽땅 잊혀진 가운데 유독 이 귀절만 생각이 납니다. 학생때도 왜?  오는 비는 올지라고 한 닷새 씩이나 내리라고 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그 까닭인지 그 토막만 생각이 납니다.ㅋㅋㅋ~

 

  또 하나. " 비가 오면 하얀 원피스를 입고 나오는 마담이 있는 찻집. 초당..."~ ~

아니 비가 구질구질 내리는데 지나가다 자동차들 땜에 진흙탕 세례를 받으면 어쩌려구 흰원피스를 입는담...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시를 암송했었던 거 같네요.

 

  오늘 하은이가 강원도 횡성으로 5학년 수련회를 떠났습니다.

낼 새벽 이대연군도 목포에 내려가 섬으로 들어갑니다.  영화 촬영 때문인데, 다음 주 초에는 7월 중순에 시작하는 <도로시를 찾아라> 라는 드라마의 첫 녹화가 있을 예정이라 걱정입니다. 일은 많고, 일기  때문에 스케줄이 꼬이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요즘 저는 동생의 스케줄 때문에 농부나 어부를 가족으로 둔 사람 만큼 일기예보에 귀를 쫑끗 세웁니다.ㅋㅋㅋ~

 

  오늘 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는군요. 이제 본격적인 장마의 시작이라니까 각오를 해야지요.

그렇지만 평소에도 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장마철은 정말 심기가 불편합니다. 기압이 떨어지면 제 혈압도 같이 하강 곡선을 그리는 듯 힘이 들고, 또 장마철엔 가족들이 외출에서 돌아오기만 하면 벗어놓는 빨랫감들이 한 가득인데, 뽀송뽀송 말리기는 커녕. 꿉꿉한 옷들이 계속 발랫줄에 널려 있어져야 할테니... 보는 것 만으로도 신경이 쓰여서.

 

  장마가 시작되면 늘 준비하는 것이 있습니다. 일단 감자를 한 박스 구입하고, 오이랑 풋고추를 좀 넉넉히 사고, 요즘은 오이지를 담지 않지만 예전엔 오이지도 했었습니다. 깻잎 김치도 하고, 열무김치도 담그죠. 그러면 장을 보러 가는 일이 좀 곤란할 만큼 많은 비가 내릴 때 대충 이 재료들로 가능한 반찬을 준비해서 식사를 ...하는거.

 

   이제부터 본격적인 비의 등장일텐데, 오늘 하루 종일 오락가락 하는 것 만으로도 벌써 몸이 힘드네요. 잠수함이 따로 없는 듯... 자꾸 가라앉아서 어제 오늘에 걸쳐서 뒹구리 하면서 책 한 권을 뚝딱! 읽어 치웠습니다.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그녀의 책 7권을 다 읽었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는 나누고, 베푸는 삶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 주변과 내 가족들만 챙기느라 진정 이웃과 남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안하면서 입만 너무 가볍게 놀리며 살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그래서 부끄럽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인 장마. 너무 집중되어 곤란을 당하는 곳이 없도록 골고루 내렸으면, 또 너무 많은 비가 내려서 피해를 당하는 이웃이 없도록 적당히 와줬으면, 또 그렇다고 너무 마른 장마여서 농사에 곤란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정말 적당한 장마비였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글을 씁니다.

오는 비는 올지라도 제발 필요한 곳에 , 필요한 만큼, 필요한 기간 만큼만 내려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