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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궃은 날에도...

떼소르 2006. 6. 10. 22:48

  이렇게 궃은 날에도 시집가고, 장가가며, 아기도 태어나고, 죽어서 땅에 묻히기도 하고...
오늘 결혼을 하는 분들... 뒤에서 모두들 한 소리들 합디다.' 시어머니 자리가 성질이 사나운가? 며느리 성깔이 요란한가?" ... 괜시리 받은 날 땜에 협조 안 하는 날씨가 불평을 하게 하는 날.

오늘이 그런  날이였습니다. 정말 다니기 불편한 날씨였기에 고생스러웠습니다.

   오늘 차범석 선생의 장례가 있었죠. 이렇게 궃은 날에 본가 선산이 있는 목포까지 운구하려면 연극인들과 후배들 고생 모질게 시키시는거죠. 뉴스로 소식을 접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서까지...

   이렇게 궃은 날씨에 결혼식이 있는 남산에도 다녀오고, 새로 이사해야 할 집 전세 계약도 하고, 헐레벌떡, 우왕좌왕, 쏟아지는 빗줄기와 노래하는 천둥과 효과도 놀라운 번개까지...배경음악 삼아서 어찌나 돌아쳤는지. 하루가 너무 분주했습니다.

   
   도무지 종일 너무 분주해서 뭘 했는지 모르겠는 오늘 하루. 가장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김밥을 쌌고, 조카의 갯벌체험을 보냈으며, 이영애의 이동 거리도 최근 들어 가장 많았고, 외출 시간도 상당히 길었고, 들고 돌아다닌 돈도 최근 들어 가장 큰<?> 액수였네요.ㅋㅋㅋ~``

   8월 16일 이사날도 정했습니다. 15일 짐싸고, 16일 옮깁니다.
앞으로 두 달 남짓 열심히 정리하고, 버리고, 치우고, 그래야 할 듯 합니다. 이사를 자주 하면 짐이 단촐해 져야 합니다. 그런데 매 번 이사를 할 때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버리고, 버려도 살림살이가 날 따라  나이가 드니까 자꾸 내 몸처럼 늘어갑니다. 도무지 버리고, 비우고, 나눠주고, 그런데도 어떻게 또 짐을 싸려고 하면 더 많아지는 걸까요?   정말 놀라운 일이라서 산수의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 일입니다.ㅎㅎㅎ

  이렇게 궃은 날에도 내게 주어진 일을 해야하고, 내게 주어진 행복을 느끼며, 또 다른 소망을 꿈꾸는 일은 결코 멈출 수 없기에 날씨 탓을 하지 않으며 애써 만족하고 웃으려고 합니다. 내 삶의 궃은 날도 세월이 지나면 추억의  한 장면이 될 테지요. 그렇게 애써 생각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