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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년 에버랜드 탐방기

떼소르 2006. 6. 7. 15:06

샬롬!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이런 옛노래가 있습니다. 어릴 적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배짱이과의 주제가 같기도 하고, 가사가 경망스러운 듯 하여 맘에 안 들었습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데리고 이 촌년이 에버렌드를 다녀왔는데, 어찌나 힘이 들던지... 이 노래에 숨어 있는 깊은 뜻을 깨달았다는 거 아닙니까...ㅋㅋㅋ~<정말 노는 것도 힘이 드는지라, 젊음이 있어야지 늙으면 기운이 없어서 도무지 제대로 놀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아이들을 따라 다니는 것 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립디다.

 

  이 달 말 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입장권이  넉 장 생겼었습니다. 동생의 스케즐과 아이들 학교 생활에 이리저리 시간을 못 맞추고 있다가 지난 5일 . 급작스럽게 갈 수 있었습니다. 오전 시간 동생이 감독과 미팅을 후다닥 마치고 오후 2시 쯤 출발을 했습니다.

 

  용인에 있는 에버렌드가 벌써 개장 3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촌사람은 난생 처음으로 에버랜드를 방문하는 것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생기지도 않았었고, 제 아이를 키울때는 너무 남쪽 지방에 사는 까닭에 아이들 데리고 이곳까지 올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시간 여유가 없었고, 아이는 아람단 활동등의 단체 생활에서  수차례 다녀갔기에 저희 가족은 한 번도 온 적이 없었죠. 

 

  우와~  일단 엄청난 규모에 입이 벌어집니다. 대형주차장만도 10군데라고 하니까요.

그리고 기존의 놀이기구를 타는 것도 즐겁지만 에버랜드 개장 30주년 행사로 많은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카니발 엘리시온"이라고 해서 최고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댄스와 유럽식 서커스와 플라잉 공연까지... 규모나 출연진이 상당한 수준이였습니다.

 

  아이들과 장장 70 여 분을 기다려서 "사파리투어'를 했었는데 기다린 시간에 비교해서 너무 짧은 시간의 버스여행은 좀 속상했었습니다. 사자들과 곰, 호랑이와 코끼리, 타조와 기린 같은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뒹글고,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너무  짧은 시간이라 많이 아쉽고,  또 좀 더 많은 동물들이 있었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사파리 투어를 위해 들어서는 입구에 버스가 정차했을때는  영화 "쥬라기 공원"의 한 장면이 떠올라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리고 카퍼레이드길에서 낮시간에는  '웨딩 셀레브레이션'이란 블란서 왕실파티 가장행렬이 있었고, 밤 시간에는 동화속 인물들과 조명들의 "문라이트 퍼레이드"가 환상적이였습니다. 또

 저년 9시 30분에는 "올림푸스 판타지'로 초대형 불꽃놀이와 레이져쑈를 보았는데 에버랜드의 장미 동산에서 너무나 화려하고 웅장한 쇼를 보기에 눈이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포시즌스 가든이란 곳에서 펼쳐진 이 행사의 마지막 하이라일트는 엄청난 불꽃놀이였는데, 그 놀이를 즐기면서 저는 <궁>의 6부 마지막의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ㅎㅎㅎ~비록 이 날 밤 비궁과 채경의 벗겨진 구두를 신겨줄 멋진 황태자는 없었지만 화펴한 쇼는 흥미진진했었습니다.

 

 

  밤 11시 폐장 시간까지 우리는 가열차게 걷고, 뛰고, 놀고, 타고... 그랬습니다. 조카들의 끝없는 웃음소리와 즐거운 미소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따라다니는 내가 차마 그만 집에 가자는 소리를 할 수 없게 만들었고, 그래서 "물에 적은 솜방망이" 같은 몸둥이를 이끌고 계속 계속...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운전을 하는 동생을 제외하고는 다 잠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12시 40분쯤 드디어 집에 도착했습니다. 대충 양치질하고, 씻고는 그대로 꿈나라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까지 한 번도 깨어나지 않고, 완벽하게 죽었다 살았습니다.

 

  촌년의 에버랜드 탐험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처음 가는 그곳에서 풍성하게 즐기고, 완벽하게 누비고, 여기저기 살펴보고, 이곳저곳 둘러봤고, 그리하여 처음이지만 대단히 완전정복을 했다고 자부하면서 ...조카들을 위해 따라 나섰지만 즐거웠다고 그리하여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은 마음은 늙지 않는데, 몸은 정말 늙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 운동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