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생리를 위하여...<그 건배의 말이>
샬롬!
오늘 친구에게 문자가 날라 왔습니다.
" 나, 슬프다 산부인과에서 폐경이란다. 생리안함 좋을 줄 알았는데 싫으네. 날도 흐린데 우울하다.'..... 읽고 또 읽어도 제 머리속이 하얀 것이 도무지 친구에게 뭐라 할 말이 생각나지 않네요.
우리나라 여성들의 폐경 시기가 49-54세 라고 하니까 조금 이른 것이기는 하지만 여자 나이 마흔 여섯. 우리 나이에 아직은 한 여성임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물론 임신과 출산을 다 끝낸 우리 나이에 오히려 생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제 2의 여자로서의 삶이 있다."고 그럴 듯하게 이야기를 해도, 뭔가 가슴이 아리듯 아픈 것이 편안하게 생각되어지기 보다는 섭섭하다고 표현해야 할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 심정 일 친구의 마음을 알기에 뭐라 위로를 할 수가 없네요. 할 말이 생각나지 않네요...
씩씩하게" 괜찮아~ 이제부터 너 진짜 편안하겠다. 얼마나 좋냐~ 귀찮고 신경쓰이는 생리를 안하니까...." 뭐 큰 일 아니라는 듯 그러구 싶지만 제 진심이 아니라서 차마 전화를 할 수 없네요.
고민 !!! ~~~~~ 친구는 그래도 딸아이와 늦게 본 아들이 있습니다. 두 녀석 다 이쁘고, 똘망하고, 건강하고, 사랑스럽습니다. 특히 큰 딸아이는 여고 2학년인데, 제 딸이 아니여도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아이가 살갑고, 정겹기도 하고, 애교도 있고, 제법 큰 키에 덩치가 있어도 그냥 귀엽습니다. 그래서 친구랑 딸아이랑 함께 쇼핑을 가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기도 했었습니다. 전 딸이 없으니까 더 이뻤습니다.ㅎㅎㅎ~
또 다른 친구는 딸 아이만 하나 두었는데, 늦게라도 아들를 얻고 싶어하는 남편의 뜻에 따라서 산부인과에 다녔습니다. 여러 차례 인공수정도 시도하고, 유명하다는 병원도 많이 다녔지만 어렵게 임신을 해도 여러 차례 유산이 되어버려서 이제는 그만 하겠다고 합니다. 그 친구가 듣는 친구의 폐경 소식은 또 다른 절망감일지 모릅니다. 아이를 안 갖는것과 더 이상 못갖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결과는 같지만 생각에 따라서 너무 다르거든요.>
우리들은 그 친구를 위로 합니다. " 넌 그래도 불임은 아니였잖아. 민정이가 있잖아. 딸이라도 이쁘게 잘 키우면 좋잖아. 얼마나 착하고, 또 이쁘냐~``자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있는데, 21세기에 왠 아들 타령이냐...? 딸은 평생 네 친구며 동지야..."그러면서
여성으로서 20대의 젊음과 30대의 농염함과 40대의 나이 들어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젊어보이고 싶은 것은 꼭 외모나 얼굴만이 아니였던 거 같습니다. 친구의 폐경 소식을 들으면서 얼마전에 만났던 몇 몇 친구들의 폐경 전조 증상들에 대해 이야기 했던 것들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웃으면서 가볍게 건배를 하며 했던 말들이 생각납니다. " 우리들의 규칙적인 생리를 위하여..~```` 감미롭고 건강한 섹스를 위하여...~~``<지금 되돌려 생각하니 규칙적인 생리가 얼마나 건강하고, 감사한 일인지....> 소름이 돋도록 되새김질 되어지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