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대연의 근황
샬롬!
이제는 "이대연"이란 이름을 검색하면 동생에 대한 자료들이 엄청 많습니다.
때로는 겁이 나기도 합니다. 물론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배우로서는 남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을 갖는 사람이면 누구나 감수해야 하는 불편이고, 괴로움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인데도 힘듭니다.
동생의 이름을 "대연"이라고 작명한 분은 저희 아버지. 세상의 지식도, ,꿈도,명예로움도 다 당신이 늦게 얻은 귀한 아들에게서 모여지길 바라시는 뜻으로... "큰 연못" . 아직은 지식과 꿈과 명예로움과 그 모든 것이 모여진 것 같지 않은데, 사람만은 많이 품게 되는 녀석이 된 듯 합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우연히 연극을 시작하게 되었고, 학교 다니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니 무엇을 하든지 그저 데모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가족들 모두는 방관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졸업을 하면서 다른 친구들은 대기업에 취업을 하는데, 도무지 제 동생은 취업도, 대학원 진학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연극을 하겠다는 겁니다.....띄웅~<충격!!! ~>
아버지는 아들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지금부터 네가 서른이 될 때까지는 너 하고 싶은대로 해봐라. 그런데 서른이 되는 정월 첫날. 계속할 것인지? 그만 둘것인지...." 그리고 서른이 되는 그 해 첫날 " 춥고 배가 고프더라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 이렇게 대답한 아들.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못하시고 뒤돌아 앉으시면서 " 그래, 넌 참 좋겠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갖어서..... 그런데 그런 아들을 보는 애비 마음은 너무 힘들다. 네가 공부가 부족하냐? 인물이 못하냐? (이건 순전히 우리 아버지의 주관적 평가지만...) 왜 하필이면 춥고 배고픈 딴따라를 하겠다는게야...!!! 그러셨습니다.
연극 시작하고 몇 년 지나면서도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었다고 하는 이대연. '어떻게든
살아지니까'라고.<생활이 부족할 때면 늘 아버지의 지원이 뒤따라주었고,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사는 요령도
생겼으니까...> 하지만 그때부터 불안하고 무서운 게 있었다고 한다. "10년 이상 연기를 열심히 했는데도 나는 길을 잘못 든
보통 사람일 뿐이구나 싶으면 얼마나 끔찍하고 한심하고 슬플까, 하는 거." 지금도 과연 내가 진짜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까, 그냥 여기서
버티고 개긴 걸로 억지 부리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그런데 연극에선 <아트>를 하면서
한 고비를 살짝 넘긴 것 같다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처음 연극할 때 그는 김갑수 선배가 돌아가신 김상열
선생과 함께 했던 극단 (신시)에 들어갔다. 김갑수의 연기를 옆에서 정말 넋 놓고 구경했다. 뒤에 후광이 비칠 정도로 카리스마가 느껴지더라.
그래서 흉내를 내보기도 했는데, 그게 내 것이 아니라는 걸 몇 년 지나서 알게 됐다고. 그 뒤 그를 격려해준 집단이 극단 (연우무대)였다.
상대적으로 무게 잡는 연기보단 자연스럽고 편한 연기가 그에게 더 맞았던 거라고 한다. 자신의 장점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알고나서는 어깨에
힘을 빼고 슬렁거리면서 자연스런 연기를 하고 있는 거 같다고....
지금" 이대연은 충무로와 브라운관에서 가장 많이
부름을 받는 배우"라고 평을 합니다.
감사하기도 하지만 작년 "동아연극상"을 받는 동생에게 제가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 예전엔 네 멋에 미쳐서 연극을 한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이런 상을 받는 거 보니까, 이제는 세상도 너를 인정해주는 진정한 배우가 되는 거 같다. 축하해...!"라고
오늘도 그는 <맥베드>공연을 위해서 집을 나섰습니다. 이 공연은 7일 까지 계속됩니다. 감사하게 늘 객석을 가득 채워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는 힘을 내고 또 공연을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살아있는 존재감과 감사를 배우고, 느낀다고 합니다. 공연을 마치고 허탈함을 느낄 사이 없이 또 대학로에서 <거기>라는 작품을 합니다.
지금도 연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예전에 함께 했던 분들과 또 다시 하는 공연이고, 이번에는 트리플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서 첨보다는 부담감이 덜합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연 준비를 하는 그의 표정은 살아있습니다. 또 준비하는 기쁜 웃음이 있습니다.
맥베드는 어둡고, 무겁고, 힘든 주제이다보니 배우 자신도 가라앉습니다. 빨리 이 작품을 마치고, 자신에게서 맥베드를 벗어 던지고, 즐거운 강원도의 한 시골 마을의 촌부로서 웃음을 짓는 또 하나의 배우 이대연을 기대하면서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만큼 멋진 연기를 보이는 배우로서 잘 준비하고, 멋진 공연을 하는 동생이 되길 바라면서 그의 근황을 올립니다. 오늘도 즐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