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내서러움에 눈이 붙도록...

떼소르 2004. 4. 14. 12:57
예전에 제가 친구에게 썼던 메일을 들여다봤습니다. ***** 요단강 이편과 저편 ***** 2001.1.2 졸지에 동생댁을 잃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묻으리라던 자리의 한켠을 내서 동생댁을 우리손으로 묻고 돌아왔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인지라 아깝고, 아이들이 아직 너무 어려서, 엄마손이 항상 많이 필요한 나이들인지라 안타깝고, 내 동생 홀로이기엔 아직 너무 젊은지라 기가 막힙니다. 요단강 이편과 저편이 너무나 멀군요. 아직도 그 아이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고, 웃음이 보이는 것 같고, 살갑던 손길이 느껴지는데..... 떠나보내고 나니 잘해주었던 것 보다 해주지 못했던 것들이 자꾸 떠올라서 맘이 아픕니다. 그리고 남겨진 우리 하은이랑 예은이를 생각할 때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습니다. 이제 겨우 6살, 3살짜리 두 딸아이들을 엄마 없이 어찌 키울지..... 어제는 정월초하루! 떠난 혜련이의 삼오날이였습니다. 양가의 어른들과 사랑한 사람들이 모여서 그 아이의 누운 곳에 다녀왔습니다. 영혼은 하나님과 함께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들을 기다릴 것이며,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생각하면서도, 이 땅에서 다시는 볼 수 없음에 너무나 안타깝고, 기가 막혀서 저절로 오열이..... 간단히 예배를 드리고 왔습니다. 6년전 우리 혜련이가 웨딩드레스를 곱게 입고 시집 오던 길을,이번엔 베옷 입고 우리들의 눈물을 보며 여기에 와 이렇게 누웠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감정적이고 사소한 일들로 눈물이 흐르지만, 앞으로 남겨진 아이들을 데리고 살아야 할 동생을 생각할 때, 실제적인 생활의 문제들을 풀어가야 할 때를 생각하니 흐느낌이 자제 되어지지 않습니다. 시누이 올케라기 보다는 언니, 동생처럼 살갑게 살다가 허망하게 요단강을 건너간 우리 혜련이를 생각하면 기가 막히지만, 살아있는 우리는 오늘도 눈물은 흘리면서도, 밥뜬 수저는 올라가고.... 참으로 산다는 것이 ..... 아이러니합니다. 이제 슬픔을 묻고, 남겨진 조카들을 챙기고, 상실감에 허망해 하는 부모님과 사돈들, 그리고 가장 큰 아픔을 묵묵히 잘 견뎌내고 있는 동생을 생각하며 강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요단강 이편과 저편이 실감되지 않습니다.아직도.... 흰눈이 하얗게 온 세상을 덮었던 날. 교통사고로 내 사랑을 하늘나라로 보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