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맹랑하고 당돌해서..

떼소르 2004. 4. 12. 14:03
샬롬! 비가 내리니까 비 만 오면 휴강을 하시던 교수님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그 휴강이 수업을 하는 시간에 비가 내려야지, 오전엔 비가 내렸는데 수업 시간인그 시점에 비가 그치면 여지 없이 수업을 하시는 바람에 졸지에 불이익을 당하는 황당한 일도 많았던 재미있는 교수님이셨습니다. 그야말로 교양과목인데 까다롭기는 또 얼마나 까다로우신지?? 마치 감성의 돌기에 가시가 돋힌 사람같더라구요.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영~~ 한 번은 수업중에 제 이름을 부르시더니" 자네는 어떤 시인을 좋아하나?" 아니 이건 시의 조류를 이야기하는 건지? 아님 좋아하는 시인을 이야기하라는겐지?? 에라 모르겠다.그러면서... "저는 윤동주 시인을 가장 좋아하는데요."라고 답했죠. "그래." "왜?"~~~~ 저도 모르게 갑자기 튀어나온 답이였는데, 사실은 신경림이나 김광균 같은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데 불쑥 튀어나온 답이 생각없이 그렇게 나온 것인데... 결국 " 솔직히 윤동주 시인 총각으로 죽었잖아요. 그런데 교과서에 실린 사진보니까 괜찮은 외모더군요. 그래서 좋아합니다." 그러면서 의자에 앉았죠. 곧이어 우리 친구들 책상을 두드리면서 깔깔깔~ 하히하~ 으흐흐~끼특끼특~~~~~ 교수님은 안경을 올리시면서 "당돌하고 맹랑한데, 그러나 이유는 들어보니 그럴듯하다." "그런데 자네 총각은 다 좋아~?" 그러셨다. 쥐구멍이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지... 오늘 갑자기 "정말 내가 그렇게 맹랑하고 당돌했나?"하고 생각해본다. 님들 정말 이 언니가 그리 맹랑한가요??? 아니죠. 무척 조신하잖아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