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기사< 이대연과 기주봉 >
{스타뉴스 김관명 기자]
KBS2 인기주말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은 지난 12일 방송분부터 새 인물을 등장시켰다. 극중 강혜선 사장(이혜숙)의 측근 내지 '돌봐주는 사람'으로 묘사된 '부산사나이' 문강재. 말투나 겉모습으로만 봐서는 꼭 건달 같은데 왠지 밉지가 않다. 또한 극중 보험설계사로 나오는 성미(견미리)와 곧 러브라인까지 이뤄질 분위기다. 그가 바로 연극 영화판에서 잔뼈가 굵은 중견배우 이대연이다.
한 명 더. 지난 7, 8일 1, 2회 방송이 나간 MBC 새 월화드라마 '달콤한 스파이'를 휘저은 인상깊은 배우가 있다. 한 영화감독이 "대한민국 영화는 그가 나온 영화와 그가 안 나온 영화로 나뉜다"고 한 중견 기주봉이다. 아직 명확한 정체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약간은 어설픈 공중돌기로 상관 데니스 오에 접근하고, 이순애 순경(남상미)에 비밀명령을 내리는 폼새가 역시 '기주봉'스럽다.
TV드라마가 갑자기 이들의 등장으로 풍성해졌다. 사실 이대연, 기주봉, 두 배우는 이미 KBS '부활'에 나와 만만치 않은 주목을 받았다. 더욱이 이대연은 MBC 주말사극 '신돈'에서 원나라 황후(김혜리)의 남동생 기철 역을 맡아 온갖 미운 짓 다하며 시청자들과 극중 신하들의 눈총을 다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드라마보다는 역시 영화판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 배우들이다.
먼저 이대연은 올해 문근영 주연의 '댄서의 순정'을 떠올려 보면 누구인지 금세 알 수 있다. 바로 인천항 출입국에서 김지영과 호흡을 맞춰 옌볜소녀 문근영을 미행했던 경찰관 역이다. 송강호 신하균 주연의 '복수는 나의 것'에서 딸을 잃은 송강호에게 인간적으로 접근한 형사(최 반장)도 이대연이다.
두 작품속 캐릭터는 결국 출연 분량은 적어도 그만큼 이대연의 인상이 강했다는 증거다. 그는 이밖에 '올드보이'에서 "나한테 뭐 물어볼 생각같은 거 하지마'라고 했던 거지 역을 비롯해, '공동경비구역 JSA' '달마야 놀자' '친절한 금자씨' '연애의 목적'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기주봉 역시 이대연과 마찬가지로 연극배우로 출발, 인상깊은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달콤한 스파이'에서는 비록 약간 우스꽝스럽게 나오지만, 그의 연기본령은 거칠되 인간미 넘치는 밑바닥 삶의 캐릭터 구현에 있다.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에서 아들 류승범과 계단에 앉아 "어른 앞에서 피울 땐 손으로 가려서 피고"라며 같이 담배를 피던 '못배운' 아버지, '친구'에서 조폭 선배 주현을 찾아간 자리에서 어린 아들 준석(유오성)에게 "니가 준석이가? 또 보자"라고 했던 '콧수염' 기주봉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기주봉은 이밖에도 '홍반장' '알포인트' '색즉시공' '목포는 항구다' '복수는 나의 것' '공공의 적'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다수의 작품에서 특급조연으로 이름을 날렸다.
오달수(달콤한 인생, 마파도, 주먹이 운다,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와 오광록(잠복근무,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 복수는 나의 것,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등 스크린의 특급조연을 좀체 TV에서는 볼 수 없는 요즘, 기주봉과 이대연을 드라마에서 계속 볼 수 있는 건 어쩌면 행운이다. <minji2002@mtstarnews.com
머니투데이가 만드는 리얼타임 연예뉴스 제보 및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