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제 계획대로라면 오늘은 영화 <가을로>를 볼 생각이였습니다.
그런데 상영관의 스케줄표가 11월1일부터 새롭게 변경되어 생각했었던 시간에 영화를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누군가를 만나서 함께 브런치를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 시간에 한 통화의 전화<?>로 인해서 오늘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아침 일찍 수원의 <연화장> 장례식장으로.....
<연화장>은 수원시 장례식장과 납골당과 화장장이 있는 곳입니다. 수원 원천저수지 부근의 조용한 숲 속에 자리하고 있어서 조용하고, 또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할 만큼 숲은 낙엽과 단풍이 풍성했습니다. 원천 저수지의 물에 비취는 아름다운 가을산은 한 폭의 그림과 같습니다. <연화장>은 영화 <여자, 정혜>의 촬영 장소 중 한 곳이기도 했었습니다. "사람이 죽어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곳으로" 충분하다고 할 만큼 고요하고, 아름답고, 또 물과 숲이 어우러져 있어서 괜찮은 장소입니다.
하늘나라로 가신 분은 연세가 많으신 권사님의 친정어머님이십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하늘나라로 가신 것은 축복이고, 감사할 일이지만, "더 이상은 이 땅에서 육신의 어머니를 볼 수 없다" 는 사실 하나로 권사님은 울고 또 울고 계셨습니다. 소리내어 "엄마~"를 부르며 울 수 있는 시간이 이제 더 얼마나 있을지요...
영화<가을로>를 보려다가 인생의 <가을을...> 그냥 보고, 느끼고 왔습니다.
이번 가을은 너무 가물어서 제대로 된 낙엽과 단풍을 만들어 보여주지 못하고 돌아가는 나무들과 조금은 스모그 머금은 탁한 하늘이 잠시 '우울한 인생'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복잡미묘한 삶과 죽음에 대해서 뭐라고 정의 할 수 없는 이런 심정으로 식탁을 준비하는 것이 불편하여, 그저 글로 배설하고픈 생각. - 정리되지 못하고, 감히 뭐라고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내 언어의 졸 함을 탓하면서- 여기에 쏟아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