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서는 조용하고 차분하고 키도 크고, 이성적입니다. 중학교에서 수학을 지도하는
선생님이죠. 저는 동서와 많이 다른데, 어머님 친구분들은 제가 동생같고, 제 동서가 형님같다고 하십니다. 물론 제가 철없이 헤헤 거리기도
하구요. 시어머님께도 좀 응석받이처럼 굴기도 했었거든요.
제가 시집 온 지 23년. 제 동서가 20년이 되었네요. 제 동서는 저보다 두 살 아래. 제 친정 동생과 같은 나이랍니다. 워낙 말도 없고, 다소곳하며, 늘 못마땅해도, 기뻐도, 아무 말없이 투명한 미소만 날립니다. 서방님이 선을 보고 돌아와서 " 조용한 연못같은 여자" 라고 했었지요. 그래서 전형적 o형 덜렁이인 제게 늘 어머님은 놀리셨거든요. "넌 네 감정이 얼굴에 다 써있다. 그래서 안 무섭다. 정말 우리집에서 무서운 사람은 네 동서다 .속을 알 수 없으니..." 그렇게요..
전 뜨거운 차를 좋아하고, 특히 빈혈이 있어도 커피를 너무 좋아하는데, 제 동서는 커피를 안 마셔요. 찬 음료수를 좋아합니다. 전 음악듣고, 음악회가고, 동생 연극 보고, 영화보고, 드라마보구... 뭐 그런 거 좋아하는데, 제 동서는 심야 영화를 보는 것 이외에 별 좋아하는 것이 없더라구요. 실상 깊이 이야기를 해 보기 전에는 정말 안 좋아하는 전형적인 이과<논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답니다.
전 어머님이 잘못하시면 " 아이~ 엄마는 권사님이 뭐 그러냐? "<전 어머님께 항의하거나 못마땅한 일 있으면 곧바로 엄마~ 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동서는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그저 시간이 지날때까지 조용히 있습니다. 너무 조용합니다.
저랑 자라온 환경이 너무 다른 동서랑 한 가족이 된 것이 너무 기뻤지만 "예수쟁이"인 저랑 너무 달라서 제가 한 일 년 넘게 동서에게 매 주 편지를 썼습니다. 일종의 사랑의 고백이면서 제가 자라온 이야기들을 했었답니다. <왜냐하면 제가 먼저 맘을 열고 동서에게 뭔가 말 하고 싶은데, 동서는 부모님을 모시고, 시댁에 살고, 전 남편의 직장 땜에 포항으로 광양으로 아주 원격지에서 살면서 가끔씩 시댁에 와야하는 맏며느리로써의 미안함 같은 걸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가족들 선물을 사면 동서것을 가장 좋은것으로 샀답니다. 또 동서 생일은 늘 챙겼습니다. 가족 모두의 생일을 챙겼지만 유난히 동서의 생일은 꼭!!~ 확실하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동서는 많이 바쁜 사람이라서 그런지 제 생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더라구요. 물론 어느때부터인가는 잘 챙기려 하지만요...ㅋㅋㅋ~
저는 감정적인 편이라서 기복이 심한 편이기도 하고, 못마땅하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글이라도 쓰고, 전화라도 해서 제 맘을 표현하지만 동서는 도무지 무반응이 반응이였기에 처음엔 조금 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했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아~ 동서는 저런 사람이로구나." 그렇게 이해하고, 별 특별한 생각없이 제 감정에 충실하게 다 하던데로 했었죠. 그리고 동서에게 늘 부탁하죠. " 맘에 두지 말고, 무엇이든지 이해가 가지 않으면 ,또는 화나면 말해라. 오해가 있다면 풀어주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해명이라도 해 줄테니 맘에 두고, 괜시리 작은 응어리가 덩어리가 되고, 우리 서로 불편해 하면서 살면 안된다. 우린 이 집에서 유일한 동지다." ㅎㅎㅎ~
가끔 서울집에 오면 동서만 불러내서 산책을 하면서 말을 하기도 하고, 또 서울에 올라와 동생네와 살림을 합쳐서 살게 되었을때도 전 시댁 어른들과 이야기 하는 것은 남편에게 맡기고, 동서에게 먼저 양해를 구해야 했어요. 여전히 그녀는 웃으며 "어쩌겠어요... "그랬답니다.
그랬던 그녀가 요즘 저와 할 말이 많아졌어요. 드라마 <궁> 땜에...ㅋㅋㅋ~
우리 서방님 전언에 의하면 늘 새벽까지 보고, 또보고... 반복에 반복을 하니 아마도 시험을 보면 100점을 맞을 거 같다면서, 집사람의 변화가 너무 신기하다고 합니다. 조카딸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인데, 이 두 모녀가 아주 열렬한 궁팬인거죠. 전 열렬히 환영합니다. ㅎㅎㅎ~
토요일 오후, 동서가 수련회를 다녀온 지 모르고, 전화를 했었습니다. "저녁에 돼지 갈비찜해서 가지고 갈께. 밥 만 좀 해눠요." 그리고 조카녀석들 다 몰고, 수박도 한 통 사고, 배추된장국 끓인 냄비도 챙겨서 시댁으로 갔지요. 동서가 무척 좋아라 하는...~<수련회 다녀와 며칠 궁도 못봤으니 볼 거 많지요. 집안 일도 밀렸지요.ㅋㅋㅋ~> 함께 빨래 개고, 집에서 미리 만들어 온 음식들은 데우기만 하면 되니까... 식사 준비할 시간이 벌어지잖아요.
저는 대구 사인회. 음식준비하느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동서는 생중계를 다 듣고 있었더라구요. 게다가 실시간 올라오는 사진들과 뭐~ 후니 생일 선물은 어떤 것을 준비한 팬도 있고, 그러면서 어느새 제 과묵한 동서가 종알종알~ 주저리 주저리... 제게 말을 하고 있는거죠. 아니 거의 중계방송을 .... 와~우~ 제 동서와 드디어 공감대를 확실하게 얻은거죠.
예전에 제가 러브레터를 1년 넘게 보냈을때 동서가 조용히 말했었죠." 형님~ 처음엔 편지를 받으면 너무 좋았구요. 또 기다려졌는데, 전 답을 안쓰고 계속 받기만 해서 너무 부담스러워요. 더 이상 안 받았으면 좋겠어요. 죄송한데, 저 답장 쓰는거 정말 못하겠고, 그래서 ..." 에구~ 그녀가 그렇게 부담스럽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주책이였다.... 싶어 " 미안해~ 난 내 생각 만 했네. 동서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거 날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 그만할께."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다음 주부터는 더 이상 핑크색 편지를 쓰지 못했지만 진심이 통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무척 속상했었거든요.( 이제서야 이렇게 말하지만...) 혹 이 글을 우리 동서가 본다면 지금은 다 잊었구 속상하거나 심정 상하는 맘 이젠 없다고.... 이렇게 말합니다.
동생 연극을 함께 보려고, 시댁 어른들을 서방님이 챙겨서 대충 식사하시라고 전화하고, 동서와 데이트를 신쳥했었습니다. 동생 연극 함께 보고, 늦은 저녁도 먹고, 차도 마셨지요. 그런데 울 동서 서울살이를 그렇게 오랜 세월했지만 대학로에 처음 와 본다는 겁니다. 허걱~~~~<어른들을 모시고 살아서 그렇구나.괜시리 미안했었습니다. 전 포항 효자음악당과 광양 금호 아트센타에서 다양한 공연들을 봤었는데...> 그래서 그 다음에 "이문세 독창회" 티켓을 준비하고 다시 데이트를 신청햇었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동서가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서울시에서 공동 출제 하는 뭔 시험 출제위원이 되어서 도무지 올 수 없었던) 그날 전 바람 맞았죠.
그랬던 그녀가 아니 그녀와 제가 이젠 공통의 대화거리. 수학적 용어로 교집합이라 해야하나..?
뭐 그런 것이 드라마 <궁>을 통해 형성된거죠. ㅋㅋㅋ~ 아직도 그녀와 전 많이 다릅니다. 전 도투님의 블러그방에서 수다를 떨고, 여러님들과 즐거운 친교를 하는데, 제 동서는 조용히 "눈팅"만 하는 철저한 눈팅족인거죠. 절대로 글도 안 남기고, 꽁댕이는 더욱 기대 할 수 없죠....
그렇지만 제가 도투님의 방을 소개하고, 제가 이곳에서 여러 좋은 님들을 만났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잃은 마음님과 초록바다님도 선생님들 이시라서 어쩌면 공감대가 더 돈독한 멋진 친구가 될꺼라고 이야기는 했거든요. 아마도 지금 그녀는 투명인간처럼...제 글을 읽을지도 모르겠네요.
궁이란 드라마를 통해서 소녀 같은 감성을 다시 찾은 제 동서에게 그녀의 또 다른 <우주정복>을 축하하면서... 이렇게 두서없이 자랑해 봅니다.
제가 시집 온 지 23년. 제 동서가 20년이 되었네요. 제 동서는 저보다 두 살 아래. 제 친정 동생과 같은 나이랍니다. 워낙 말도 없고, 다소곳하며, 늘 못마땅해도, 기뻐도, 아무 말없이 투명한 미소만 날립니다. 서방님이 선을 보고 돌아와서 " 조용한 연못같은 여자" 라고 했었지요. 그래서 전형적 o형 덜렁이인 제게 늘 어머님은 놀리셨거든요. "넌 네 감정이 얼굴에 다 써있다. 그래서 안 무섭다. 정말 우리집에서 무서운 사람은 네 동서다 .속을 알 수 없으니..." 그렇게요..
전 뜨거운 차를 좋아하고, 특히 빈혈이 있어도 커피를 너무 좋아하는데, 제 동서는 커피를 안 마셔요. 찬 음료수를 좋아합니다. 전 음악듣고, 음악회가고, 동생 연극 보고, 영화보고, 드라마보구... 뭐 그런 거 좋아하는데, 제 동서는 심야 영화를 보는 것 이외에 별 좋아하는 것이 없더라구요. 실상 깊이 이야기를 해 보기 전에는 정말 안 좋아하는 전형적인 이과<논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답니다.
전 어머님이 잘못하시면 " 아이~ 엄마는 권사님이 뭐 그러냐? "<전 어머님께 항의하거나 못마땅한 일 있으면 곧바로 엄마~ 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동서는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그저 시간이 지날때까지 조용히 있습니다. 너무 조용합니다.
저랑 자라온 환경이 너무 다른 동서랑 한 가족이 된 것이 너무 기뻤지만 "예수쟁이"인 저랑 너무 달라서 제가 한 일 년 넘게 동서에게 매 주 편지를 썼습니다. 일종의 사랑의 고백이면서 제가 자라온 이야기들을 했었답니다. <왜냐하면 제가 먼저 맘을 열고 동서에게 뭔가 말 하고 싶은데, 동서는 부모님을 모시고, 시댁에 살고, 전 남편의 직장 땜에 포항으로 광양으로 아주 원격지에서 살면서 가끔씩 시댁에 와야하는 맏며느리로써의 미안함 같은 걸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가족들 선물을 사면 동서것을 가장 좋은것으로 샀답니다. 또 동서 생일은 늘 챙겼습니다. 가족 모두의 생일을 챙겼지만 유난히 동서의 생일은 꼭!!~ 확실하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동서는 많이 바쁜 사람이라서 그런지 제 생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더라구요. 물론 어느때부터인가는 잘 챙기려 하지만요...ㅋㅋㅋ~
저는 감정적인 편이라서 기복이 심한 편이기도 하고, 못마땅하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글이라도 쓰고, 전화라도 해서 제 맘을 표현하지만 동서는 도무지 무반응이 반응이였기에 처음엔 조금 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했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아~ 동서는 저런 사람이로구나." 그렇게 이해하고, 별 특별한 생각없이 제 감정에 충실하게 다 하던데로 했었죠. 그리고 동서에게 늘 부탁하죠. " 맘에 두지 말고, 무엇이든지 이해가 가지 않으면 ,또는 화나면 말해라. 오해가 있다면 풀어주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해명이라도 해 줄테니 맘에 두고, 괜시리 작은 응어리가 덩어리가 되고, 우리 서로 불편해 하면서 살면 안된다. 우린 이 집에서 유일한 동지다." ㅎㅎㅎ~
가끔 서울집에 오면 동서만 불러내서 산책을 하면서 말을 하기도 하고, 또 서울에 올라와 동생네와 살림을 합쳐서 살게 되었을때도 전 시댁 어른들과 이야기 하는 것은 남편에게 맡기고, 동서에게 먼저 양해를 구해야 했어요. 여전히 그녀는 웃으며 "어쩌겠어요... "그랬답니다.
그랬던 그녀가 요즘 저와 할 말이 많아졌어요. 드라마 <궁> 땜에...ㅋㅋㅋ~
우리 서방님 전언에 의하면 늘 새벽까지 보고, 또보고... 반복에 반복을 하니 아마도 시험을 보면 100점을 맞을 거 같다면서, 집사람의 변화가 너무 신기하다고 합니다. 조카딸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인데, 이 두 모녀가 아주 열렬한 궁팬인거죠. 전 열렬히 환영합니다. ㅎㅎㅎ~
토요일 오후, 동서가 수련회를 다녀온 지 모르고, 전화를 했었습니다. "저녁에 돼지 갈비찜해서 가지고 갈께. 밥 만 좀 해눠요." 그리고 조카녀석들 다 몰고, 수박도 한 통 사고, 배추된장국 끓인 냄비도 챙겨서 시댁으로 갔지요. 동서가 무척 좋아라 하는...~<수련회 다녀와 며칠 궁도 못봤으니 볼 거 많지요. 집안 일도 밀렸지요.ㅋㅋㅋ~> 함께 빨래 개고, 집에서 미리 만들어 온 음식들은 데우기만 하면 되니까... 식사 준비할 시간이 벌어지잖아요.
저는 대구 사인회. 음식준비하느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동서는 생중계를 다 듣고 있었더라구요. 게다가 실시간 올라오는 사진들과 뭐~ 후니 생일 선물은 어떤 것을 준비한 팬도 있고, 그러면서 어느새 제 과묵한 동서가 종알종알~ 주저리 주저리... 제게 말을 하고 있는거죠. 아니 거의 중계방송을 .... 와~우~ 제 동서와 드디어 공감대를 확실하게 얻은거죠.
예전에 제가 러브레터를 1년 넘게 보냈을때 동서가 조용히 말했었죠." 형님~ 처음엔 편지를 받으면 너무 좋았구요. 또 기다려졌는데, 전 답을 안쓰고 계속 받기만 해서 너무 부담스러워요. 더 이상 안 받았으면 좋겠어요. 죄송한데, 저 답장 쓰는거 정말 못하겠고, 그래서 ..." 에구~ 그녀가 그렇게 부담스럽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주책이였다.... 싶어 " 미안해~ 난 내 생각 만 했네. 동서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거 날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 그만할께."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다음 주부터는 더 이상 핑크색 편지를 쓰지 못했지만 진심이 통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무척 속상했었거든요.( 이제서야 이렇게 말하지만...) 혹 이 글을 우리 동서가 본다면 지금은 다 잊었구 속상하거나 심정 상하는 맘 이젠 없다고.... 이렇게 말합니다.
동생 연극을 함께 보려고, 시댁 어른들을 서방님이 챙겨서 대충 식사하시라고 전화하고, 동서와 데이트를 신쳥했었습니다. 동생 연극 함께 보고, 늦은 저녁도 먹고, 차도 마셨지요. 그런데 울 동서 서울살이를 그렇게 오랜 세월했지만 대학로에 처음 와 본다는 겁니다. 허걱~~~~<어른들을 모시고 살아서 그렇구나.괜시리 미안했었습니다. 전 포항 효자음악당과 광양 금호 아트센타에서 다양한 공연들을 봤었는데...> 그래서 그 다음에 "이문세 독창회" 티켓을 준비하고 다시 데이트를 신청햇었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동서가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서울시에서 공동 출제 하는 뭔 시험 출제위원이 되어서 도무지 올 수 없었던) 그날 전 바람 맞았죠.
그랬던 그녀가 아니 그녀와 제가 이젠 공통의 대화거리. 수학적 용어로 교집합이라 해야하나..?
뭐 그런 것이 드라마 <궁>을 통해 형성된거죠. ㅋㅋㅋ~ 아직도 그녀와 전 많이 다릅니다. 전 도투님의 블러그방에서 수다를 떨고, 여러님들과 즐거운 친교를 하는데, 제 동서는 조용히 "눈팅"만 하는 철저한 눈팅족인거죠. 절대로 글도 안 남기고, 꽁댕이는 더욱 기대 할 수 없죠....
그렇지만 제가 도투님의 방을 소개하고, 제가 이곳에서 여러 좋은 님들을 만났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잃은 마음님과 초록바다님도 선생님들 이시라서 어쩌면 공감대가 더 돈독한 멋진 친구가 될꺼라고 이야기는 했거든요. 아마도 지금 그녀는 투명인간처럼...제 글을 읽을지도 모르겠네요.
궁이란 드라마를 통해서 소녀 같은 감성을 다시 찾은 제 동서에게 그녀의 또 다른 <우주정복>을 축하하면서... 이렇게 두서없이 자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