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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가슴을 다시 보면서...

샬롬!

 

  요즘 예전에 무심하게 봤던 주말극 <떨리는 가슴>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아마도 제 기억으론 갑작스럽게 준비하던 주말극이 펑크<?>나는 까닭에 여러 명의 작가들이 2부씩 이야기를 만들어 엮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그때는 성정체성 때문에 전환수술을 하는 창호<성전환후엔 혜정>의 하리수.  희미한 첫사랑의 추억속에 가슴앓이를 하던 배종옥과 배두나 자매의 사랑. 뭐... 그렇게 스토리만 대략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열심히 보지 않았던 드라마.

 

  지난 금요일과 월요일의 <떨리는...가슴>은 20 여 년 전 대학을 다니던 386세대가 겪을 수 밖에 없던 사랑과 두 사람만의 사랑이 아닌 그 주변 사람들과의 가족애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했었던, 그리하여 희미한 첫사랑과  이제는 덮어버린 현실속에서 조금은 건조해져가는 아줌마로서의 삶속에서 다시금 찾아온 가슴 떨리는 사랑을 추억하고 기억해가는 이야기였습니다.

 

  " 첫사랑은 문신"이라고 합니다.  순수하고, 철없이 그저 좋아하는 맘으로 현실감은 없지만 지고지순하게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했던 마음은 세월이 가도 설레임으로 다시 요동치는 것 같습니다. 첫사랑을 닮은 사람....  그런 이유만으로도 저렇게 가슴 설레임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것일지...?  마치 내 이야기인 것처럼 정신없이 몰입해서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가족이나 아이나 남편을 다 떨쳐버리고, 그저 내 마음 가는데로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흔들리는 아줌마 배종옥의 마음에 동일한 심정이 되어 안타까워하면서또한  떨리는 가슴이 되었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이야기에 빠졌었습니다.

 

  날씨가 몹시 차갑네요.   기억조차 희미한 첫사랑의 그에게 따듯한 목도리를 선물하면서 이제는 돌아와 현실속의 내 가족들을 챙기는 종옥의 사랑이 차가운 겨울 바람 때문에 더 스산하게 여겨지고 그래서 이루워지지 않은 첫사랑의 가슴앓이를 더 아프게 합니다. 이해하고 용서할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상황을 서로 인정해줄 수 있는 넉넉함이 세월과 나이라는 옷을 입으면서 자연스럽게 잡힌 주름살처럼, 내 추억속에서도 눈가를 뜨듯하게 하는 아스라함으로 살아납니다.

 

  지금 그 사랑의 기억으로 알싸한~ 겨울바람을 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