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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liver와 오드리헵번

샬롬!

 

  "문리버" 라는 노래는 오드리헵번의 영화 "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영화를 다 본 뒤에도 기타를 치면서 이 노래를 부르던 그녀의 모습이 강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좋아하고, 자주 접하는 영화 음악이 되었습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라는 영화는 1961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제가 태어나던 해 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영화를 본 것은 아마도 대학을 다시던 때에 <주말의 명화>를 통해서 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희미해서 정확하게 그  년도는 기억을 할 수 없네요.

 

  "문리버"라는 영화음악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오드리햅번의 모습은 너무 아름답지만 왠지 쓸쓸하고 우울해보이기까지 했던 자그마한 체구의 기타치는 아가씨. 사실 그녀는 다른 영화속에서도 늘 너무나 아름답고, 멋지고, 우아했지만, 무엇보다 제가 기억하는 그녀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이미 배우가 아닌 , 그러나 여전히 곱고 상냥한 노인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선한 이웃의 모습이였습니다.  신문이였는지? 아님 잡지였었는지? 정확하게 생각은 나지 않지만 그 당시에 아주 강렬하게 내 뇌리에 각인되었던 기사와 사진이였습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 있는 그녀지만 아마도 천국의 아름다운 곳에서 여전히 환한 미소를 유지하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늙어가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저도 이제 마흔 다섯이란 나이를 살았습니다.

몇 번의 가을을 더 바라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무언가 거둘 것이 있는 노년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이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늙어감을 비껴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노욕으로 추한 여자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늙어가면서 세상에 뭔가는 나눌 수 있는 그런 너그러움으로 나이들어가고 싶습니다. 자주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도 아들녀석의 입시가 다가올수록 마음이 어수선합니다. 아무리 욕심을 버리려해도, 자식에 대한 내 기대와 욕심은 덜어지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그 아이의 인생이고, 그 아이의 몫인 걱정까지 이미 앞서가면서 하고 있는 내게서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씁쓸하게 웃습니다.

결코 애미는 자식을 포기하지 못하는가봅니다. 좋은 의미이든, 안좋은 의미였든....

 

  남들과 이웃을 위해서 시간과 몸과  맘을 나눌 수 있는 오드리헵번 같은 여자로 늙어가고 싶은데, 현실속의 나는 아직도 내 아이, 내 욕심앞에서 허우적거립니다. 현실과 이상속의 괴리속에서 여전히 헤엄치면서 오늘도 "문리버'를 듣습니다. 비가 내리고 우중충한 날이면 늘 혈압도 떨어져서 더 우울하고 머리도 무거운데, 오늘은 생각까지 더불어 날 내리눌러 버립니다. 그래서 듣고 있는 음악까지도  무겁습니다.  가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