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추석을 닷새 앞두고 있습니다.
예년에 비교해서 제 자신이 넋을 놓고 있는 듯 합니다. 도무지 머리속이 복잡하고, 복잡을 지나쳐서 멍~하게 뒤엉킨 생각들을 정리하지 못해 그저 있습니다. 왜 이럴까요?
동생과 살림을 합치고, 하늘나라로 간 올케의 몫까지 제 것이 된 이후로 저는 시댁과 친정의 맏며느리 역활을 하며 살았습니다. 시댁에 가져갈 음식 준비와 시골에서 올라오시는 부모님과 우리 가족들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일과 침구 준비, 기타 선물 준비까지도...
올해 여름 시어머님을 하늘나라로 이사 보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왜 이리 가슴이 허전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죠? 어머님이 막연히 그리웁기만 한 것도 아니고, 어머님의 빈자리가 특별히 기억될 만큼 어머님이 음식준비를 하셨거나 그렇지도 않았건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습니다.
달력을 봅니다. 제수 용품으로 쓸 과일과 떡 주문만 했고, 각종 전 재료들을 사다 냉장고에 보관한 것 이외에는 어떤 것도 준비한 것이 없네요. 지금쯤 분주히 시장을 돌아보고, 이것 저것 사 날라야하는데... 왜 이리 손을 놓고, 엉망으로 흩들어진 머리속만 탓하고 있을까요??
내일 친정부모님들이 올라오십니다. 명절에도 바쁘기만 한 아들은 얼굴 보기도 힘드실테고, 아마도 추석날 새벽까지 촬영을 하고 겨우 추석날이나 쉴 수 있을 아들을 당신들이 올라오셔서라도 보고 싶은 맘만 지나고 오십니다. 이제 너무 연로하셔서 몇 번의 추석을 함께 하실 수 있을지 모르는지라 잘 챙겨드리고 싶은데, 마음 뿐 입니다.
가족이 모이면 먹거리도 풍성하고, 즐거운 웃음도 넘쳐나고, 아이들의 시끌벅적함도 집안 가득해야하겠는데, 요즘 뭘 해도 신명나지 않네요. 하나님! 제게 웃음과 힘을 주세요.~~~~~
명절이 다가와 미국에 있는 아가씨에게 안부를 전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없어서 그리움으로만 살고 있을 아가씨의 처지가 다가오는 명절 만큼 제 가슴속에 걸려 있습니다. 어머님 살아 생전에 멀리 살고 있는 딸자식 걱정과 보고픔을 누차 이야기하셨던 터라 안부를 전했습니다. 동기간의 우애도 어머님이 계실때 그 때 풍성하고 어머님의 넉넉한 치맛단 아래서 푸근했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님이 막연히 그리운 명절밑 입니다. 어머님! 아픔과 고통이 없는 하늘나라에서 지금 많이 행복하신가요? 보고싶습니다....